Detail
올리브 다관 by 손세은
손세은 작가가 올리브 열매를 소재로 만든 다관입니다. 직선으로 담백하게 다듬은 몸통과 물대, 뚜껑 위로 둥글게 가로지르는 손잡이가 단정하고 귀여운 인상을 줍니다. 조도에 따라 차분한 머스터드와 올리브 그린 컬러를 오가는 색감은 잘 익은 과실의 풍요로움을 떠오르게 하죠. 성경에서 올리브는 끝내 찾아온 평화를 의미하고, 주님이 내려주신 귀한 축복을 올리브나무에 빗대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문에 올리브 나뭇가지를 걸어놓는 문화가 지금까지도 전승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나쁜 기운이 우리 주변을 침범하지 않고 평화를 누릴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올리브나무를 귀히 여기는 가톨릭과 크리스천은 물론, 종교적 의미를 두지 않고도 평화와 안식이 필요한 이에게 아름다운 선물이 될 것입니다.
품명: 올리브 다관
색상: 올리브 그린
Size: Ø 6.3cm, 물대 포함 가로 너비 (w)9 x 손잡이 포함 높이 (h)12cm, 수제품 특성상 크기에 미세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유의 사항
주문 제작 특성상 주문 취소∙교환∙반품이 불가능하니 신중한 구매 부탁드립니다.
매트한 유약을 사용하여 생활 흠집이 생길 수 있어 나무나 은 소재의 커트러리 사용을 권장합니다.
수제품 특성상 재고 상황에 따라 배송하는 데 30~60일까지 소요될 수 있으니 시간에 여유가 있는 선물로 선택해 주세요.
상품 하자, 오배송의 경우 수령일로부터 3일 이내 Board 게시판 접수 후 교환∙반품이 가능합니다.
· 비둘기는 저녁때가 되어 돌아왔는데 부리에 금방 딴 올리브 이파리를 물고 있었다.(창세기 8,11)
· 그리고 하느님의 귀한 축복은 올리브나무에 비유되기도 하였다. (호세아 14,6-7)
Interview with 손세은
Poésie (이하 P) :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평소 어떤 작업을 하세요?
Seeun Son (이하 S) : 안녕하세요. sonseeun ceramics를 운영하고 있는 손세은입니다. 찻자리에 사용되는 차(茶) 도구를 작고 간편하게 제작하고 있습니다.
P : 포에지와의 협업으로 어떤 작품을 만드셨나요?
S : 포에지에서 제안한 '올리브'라는 시어를 입자가 고운 백자 소지로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습니다. 단단하고 동그랗게 여문 열매의 양감, 옐로와 그린을 넘나드는 색감은 바라보기만 해도 풍요로워지는 기분이 들죠. 작은 과실 안에 평화를 머금고 있는 올리브 열매를 화려함과 기교를 덜어내 담백하게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P : 작품명을 같이 지어주셨는데, 이름들이 하나같이 편안해요.
S : 휴식과 관련된 차 도구를 제작하고 있어서 작품명도 주로 쉼과 연결되게끔 정하고 있어요. 포에지를 위해 고른 시어를 제 손으로 한번 가공해 또 다른 쉼의 조각을 빚어내보자 생각했어요. 포에지를 찾는 손님분들의 휴식에 이 작품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저도 같이 행복할 거예요.
P : 작품이 최종으로 완성되기까지 특별히 더 정성을 기울인 부분이 있나요?
S : 뚜껑이 있는 모든 작품에 더욱 정성을 쏟았어요. 그중 다관은 하나의 몸체에 뚜껑, 물대, 손잡이 같은 부조물이 결합되는 형태라서 결합되었을 때의 결과가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몸체와 뚜껑, 물대, 손잡이 모두 섬세한 기술을 요하는 작업인데다 전체적인 합도 살펴야 하니, 온 신경을 기울여 작업할 수밖에요.
P : 작품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요?
S : 작품의 이름이 마음에 들어요. 자유로이 하늘을 나는 새, 결실을 상징하는 올리브 열매, 평온한 호수. 이 3개의 시어가 모여 포에지를 위한 한 편의 시를 만든 것 같아서 뿌듯해요.
P : 포에지와 협업하기로 결정한 계기가 궁금해요.
S : 포에지를 지켜보면 꼭 크리스마스 선물 같아요. 설레었던 크리스마스의 추억처럼 물건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가지고 정성스럽게 소개하는 선물가게니까요. '내가 포에지와 협업을 진행한다면 고운 시어들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을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시작으로 협업을 결정하게 되었어요.
P : 이 작품이 어디로 가서 자리를 채워주었으면 하세요?
S : 조선시대 유물 중에 ‘청화 백자 망우대 잔받침’이 있어요. 근심을 잊는 받침이라는 뜻인데, 차 한 잔의 여유로 근심을 잊으려 했던 선조들의 생각에서 큰 감명을 받았어요. 제 작품도 누군가의 쉼에 사용된다면 좋겠어요. 그 곳이 어디든.
·보물 1057호로 지정된 청화 망우대 잔받침. 받침 위에 올려져 있는 잔을 드는 순간 망우대라는 글자가 나타난다.
P : 작품을 제작하면서 영감을 받은 문학이 있나요?
S : 오래전에 읽다가 마음에 든 구절을 찍어 두었던 사진이 생각났어요. 어느 책에서 인용된 김이석(金利錫)의 수필이에요.
지난 일요일, 오래간만에 수색으로 나가 이른 봄의 오후를 즐겼다. 논두렁에 앉아서 보는 시골 풍경은, 어딜 보나 무엇을 보나 한가하고도 여유 있는 무거운 움직임밖에 보이지 않는다. 어딘지 모르게 와서 어딘지 모르게 자꾸만 흘러가는 구름도, 짐을 이고 가는 시골 아낙네도, 지붕 위에서 우는 닭도, 소달구지도 모두 한가롭기 짝이 없다. 야단스러운 것은 신작로에 먼지를 피우며 달리는 버스뿐이다. 그것에 비하면 벌판을 달리는 기차도 한가해 보이기만 한다.
쉼에도 여러 조각이 있다고 생각해요. 침대에 누워 육체적인 휴식을 취하거나, 친구들과 만나 즐거운 대화를 나누거나, 책을 읽는 시간을 갖는 등 여러 모습이 있겠죠. 이 수필에서의 쉼은 꼭 산책 같아요. 우리는 매일같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하루를 알차게 보내려고 해요. 그런데 사실 하루 중 잠깐 시간을 낸다고 상황이 크게 달라지진 않잖아요. 수필이 ‘잠시 산책을 하고 주위를 돌아봐. 소중한 것들이 곁에 있어.’라고 말하는 것처럼 와닿았어요.
바쁜 중에도 잠시 멈추어 달그락거리는 도자기의 소리에 집중해본다던가, 좋아하는 사람과 눈을 맞추며 대화를 나눈다던가, 잠시 고개를 들어 창밖의 구름을 느껴보는 시간에 저의 작업이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누군가의 일상에 환기가 되는 사물이 되어주기를 바라요.
구매 전 안내드립니다
아틀리에 포에지에서 소개하는 모든 물건은 아티스트가 직접 만드는 수제품입니다. 제조 공정상 사이즈에 미묘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뚜껑의 휨 현상, 표면의 굴곡 또는 불균일한 점, 기포가 있습니다. 플랫한 뚜껑을 몸체 위에 포개는 형태라 유격이 완벽하게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는 불량이 아니니, 세라믹 작품의 정통이 드러나는 부분으로 즐겨주세요. 이러한 현상이나 제품 사이즈로 인한 교환 및 반품은 불가하오니, 신중한 구매 부탁드립니다. 또한 수제품 특성상 재고 상황에 따라 배송하는 데 7~30일까지 소요될 수 있어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올리브 다관 by 손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