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에 비친 달. 희고 담백한 빛의 흐름 표현하고 싶은 달의 모습이었어요. 둥글고 밝아서 마음이 벅찬 기쁨이 아닌 조금은 처연하고 하얗게 샌 빛. 하지만 그것이 완연한 슬픔은 아닌. 부드럽게 흐르는 선과 하얀 여백으로 그 생각들을 그렸고, 제가 그린 달빛의 선 위로 생활의 여러 빛들이 겹쳐지는 모습을 상상하며 작업했습니다. 하지만 바다는 흔들리지 않는다. 바다는 달에 의해서만 동요될 뿐이니까 하지만 바다는 흔들리지 않는다. 바다는 달에 의해서만 동요될 뿐이니까_빅토리아 토카레바, <티끌같은 나> 티마게네스는 이렇게 썼다.온갖 교양 활동 가운데 음악이 가장 오래된 것이다.오직 달의 운행만이 음악에 선행한다._파스칼 키냐르, <부테스> 작업을 풀어가던 시기에 읽었던 두 권의 책이 기억에 남아요. 두 책이 결은 다르지만 서로 관통하는 지점이 있다고 느꼈어요. 제가 담고 싶었던 ‘물 위에 뜬 달’과 닿아있기도 했고요. 물도 흐르고 선율도 흐르는데, '흐르는 것들과 달은 무엇이 연결되어 있을까', '무엇이 그들을 요동치게 할까' 같은 물음이 이어졌어요. 어둠, 적막, 고요, 그 속에서 발하는 빛의 단단함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최한올 작가 인터뷰 中